채러티 라이프

사진작가

로라 모네푸는 파리에서 예술사진과 상업사진 작업을 하는 작가입니다. 최근에는 예술과 상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진작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로라 모네푸의 사진은 파스텔 색조와 안정적인 넓은 여백으로 보는 이에게 편안함을 줍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성경> 전도서 1장 2절에 나오는 이 구절은 17세기 네덜란드와 플랑드르 지역에서 유행한 바니타스vanitas 정물화의 주제다. 신성로마제국과 오스트리아를 통치하던 합스부르크 왕가는 네덜란드를 가톨릭으로 개종하기 위해 30년 전쟁(1618~1648)을 일으켰지만, 네덜란드는 구교 세력을 이겨내고 공화국으로 독립한다. 중세 말기 오랜 전쟁으로 피폐해진 사회를 경험하고 청교도 신앙에 감화된 예술가들이 세상의 부귀와 명예를 허무하고 무의미한 것으로 여기고, 해골과 시계·낡은 책 등 죽음을 상징하는 물건을 온갖 호사스러운 오브제와 함께 배치해 그린 그림이 바로 바니타스 정물화다.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정창기는 네덜란드 여행중 암스테르담의 미술관에서 렘브란트의 초상 작품들과 함께 바니타스 정물화의 신비한 빛에 매료되었다. ‘죽음을 기억하라(memento mori)’는 그림의 표면적 메시지는 탐미적이고 화려한 대상을 극적으로 비추는 빛에 의해 ‘이 순간을 즐겨라(carpe diem)’는 금언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그는 벨벳 천으로 배경을 만들고, 내일이면 시들어버릴 꽃과 과일, 채소 등을 좌대에 배치한 후 자연광을 조명 삼아 셔터를 눌렀다. 렘브란트의 회화와 바니타스 정물화 등 17세기 플랑드르 회화를 21세기 디지털 사진으로 재현한 ‘암스테르담 마니아Amsterda“m”ania’ 연작의 탄생. “바니타스 정물화를 보면 워낙 정교하게 묘사해서 사진인 줄 아는 사람이 많아요. 그래서인지 제 사진을 보고 처음엔 그림으로 착각하는 분도 많습니다. 창에서 사선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을 활용하기 때문일 겁니다. 흔히 ‘렘브란트 라이트Rembrandt Light’라고 말하는 바로 그 빛 말이지요.” 자연광의 힘일까? 어둑한 공간에 놓인 그의 사진 속 정물은 또한 생물로서 강렬한 생명력을 드러낸다.

수상 이력

  • 2023 - 프랑스 ARLES 국제사진페스티벌 '젊은 작가상' 수상
  • 2014 - 프랑스 오늘의 사진 80인중 최연소 작가로 선정
  • 2006 - 모델라인 2006 베스트 드레서 백조상